이번 주말, 너와 나의 첫 데이트

서울의 중심에서 새로운 데이트를 외치다

SEP 25, 2017

“자기야, 우리 이번주에 재밌는 거 하자!”

애인과의 전화통화에서 ‘재밌는’이라는 단어를 듣자 뇌가 빠르게 반응한다. 뇌는 내 몸에서 가장 똑똑한 기관답게 탁월한 학습능력으로 내게 경고한다. ‘재밌는’의 뜻은 ‘새로운’이다. 그러므로 너는 이번 주말 데이트를 위한 새로운 경험을 준비해가야 한다.

나의 뇌에게 묻는다. 주말에 데이트를 한다는 것은 명동, 신촌, 강남 같은 지역을 하나 골라서 그곳에서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카페를 가는 것을 말하는 거잖아! 매번 다른 메뉴의 음식과 다른 제목의 영화와 다른 농도의 커피를 마시는 것도 새로움이잖아!

뇌는 내게 대답 대신 첫 데이트의 순간을 홀로그램처럼 눈 앞에 펼쳐준다. 첫 데이트 때 무엇을 해야 재밌을지 고민하던 순간을. 눈이 시려서 끝까지 보지 못하고 스스로를 탓해본다. 아아, 나란 놈, 게을러졌구나!

하지만 나란 놈은 타고난 게으름으로 초심이고 나발이고 이 순간을 편하게 모면할 생각만 한다. 내가 가진 자원을 활용해서 이번 주말도 무사히 넘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며칠 전 친구에게 발레를 하고 싶다고 하자 추천해줬던 앱이 떠올랐다. 친구추천을 해서 받은 포인트도 있고, ‘친구와 함께하기’라는 기능으로 둘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기 때문에 데이트에 적용시키기 적절하다고 느껴진다.

발레 말고도 여러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적어도 이번 주말은 넘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경험을 위주로 데이트코스를 짜보았다. 많은 활동량을 필요로 하는 경험들이 꽤 있지만, 우리 커플은 다소 정적이므로 운동량이 많지 않은 코스로 짜보았다.

(사진 : 음식이 나오자마자 흡입해서 지인이 공유해준 한식 사진을 가져왔다)
 

점심식사 명동역

‘마일로’로 버티는 이번 주말데이트는 명동에서 시작하기도 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서 피로를 최소화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변치 않는 주말의 첫 번째 일정은 ‘늦게까지 자기’다. 명동역에서 오후에 만나서 점심을 먹는다. 식당간판들을 보다가 마음 가는 곳에서 밥 먹기!
 

(사진 : 한국관광공사)
 

안경상가 구경 회현역

식사를 하면서도 눈이 흔들린다. 내가 생각해둔 코스로 이동하기까지 시간이 살짝 뜨기 때문이다. 애인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근래 들어 가장 깊은 몰입으로 검색을 시작한다. 그 결과 ‘회현역 안경상가’가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애인에게 소화시킬 겸 회현역 쪽의 안경상가를 가보자고 한다. 가성비 좋은 안경을 구입할 수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면서 한국관광공사가 할법한 멘트를 뻔뻔하게 뱉어본다. 사지도 않을 안경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다가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간다.

(사진 : 남대문 실탄 사격장)
 

실탄사격 남대문 실탄사격장

토,일 am09:30~pm09:30

마일로앱으로 등록한 우리 커플의 첫 번째 경험은 바로 ‘실탄사격’이다. 애인과 함께 몸을 많이 쓰지 않고, 쉽게 할 수 있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경험을 생각하다가 등록한 것이 사격이다.

나도 예비군훈련 이후로는 사격할 일이 없고, 애인도 사격이 처음이기 때문에 둘 다 흥미롭게 할 수 있었다. 우리는 10발을 신청했는데 금방 쏘기 때문에 쏘고 나면 바로 또 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해보는 애인과 음료수내기를 했는데 내가 진걸 보면, 처음 하는 이들도 집중력만 있으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음에 틀림없다!


 

(사진 : 종로 스파 더 정)
 

마사지 종로 스파 더 정

토,일 am11:00~pm08:00

10발의 실탄사격을 할 동안 집중해서 그런지 피곤함이 몰려온다. 사실 주말의 오후는 숨만 쉬어도 피곤하다. 피로를 풀기 위해 등록한 마일로의 다음 경험을 향해 버스를 타고 종로 쪽으로 이동한다.

우리가 예약해둔 프로그램은 40분짜리 에너지 충전 프로그램이다. 마사지 전에 차를 마시면서 몸을 이완시키고, 족욕부터 시작해서 마사지를 받다 보면 몸의 긴장이 완전히 풀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격하느라 긴장했던 몸이 이완되니 둘 다 세상 제일 나른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보게 된다.



(사진 : 무엇을 찍어도 맛 없게 나오는 사진실력 덕분에 오설록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가져왔다)
 

카페 종로5가역

카페에 도착하고 나서야 오늘의 데이트가 무사히 진행되었음에 안도한다. 평소에 안 하던 경험을 처음으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하루였다. 처음한 경험 덕분에 아직 가시지 않은 설렘을 머금고 애인과 오늘 하루에 대해 이야기 해본다. 사격할 때 집중하느라 굳게 다문 입에 대해서, 마사지가 끝나고 나른한 표정으로 출구를 잘못 찾은 일에 대해서.

연애가 즐거운 것은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애도 경험 안에 속하고, 결국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새로운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연애야말로 가장 즐거운 연애가 아닐까?

애인과 함께 마일로 앱으로 서로 하고 싶은 경험을 골라서 공유해뒀다. 경험은 시작도 전에 큰 설렘을 준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우리는 또 그동안 몰랐던 서로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주에도 ‘마일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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